나의 이야기

황토구들방에서의 명상

ksanss@hanmail.net 2011. 11. 1. 11:38

2년전 주말마다 음성에 있는 나의 작은 황토방 아쉬람에서 나 홀로 명상을 하곤 했다.

그 정겨움과 그리움이 지금도 나의 흙집 짓는 꿈으로 향하고 있다. 

 

구들방에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장작을 때고 방에 들어와 조용히 눈을 감고 있으면 나만의 고요한 명상이 시작된다.

구들방 아랫목에 엉덩이를 붙이고 허리를 곧게 펴서 두 손은 무릎 위에 올려놓고 손바닥을 위를 향하도록 한다.

눈은 고요하고 지긋하게 뜨고 목은 반듯하게 하면서 허리는 곧게 편다.

호흡은 가능하면 길게 들이 마시고 천천히 내뱉는다. 향기로운 흙 내음이 감지된다.

모든 떠오르는 생각을 끊으려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면 나만의 순결한 세상이 펼쳐진다.

맑은 공기가 끊임없이 아래에서 위로 순환된다. 머리가 상쾌하다.

몸 안의 기운은 흘러야지 멈춰지면 가슴에 뭉치고 또 몸 안에서 독이 된다.  독이 넘치면 피가 탁해져 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장작이 붉게 타오르는 듯이 붉은 피를 토하는 것은  섬유질 속에 깃든 산소를 태우기 때문이다.

산소는 사람이 사는 근간이 되며 그 산소를 태우는 따뜻한 열기는 나의 아쉬람 구들장을 덮히고 나의 온 몸으로 흐른다.

구들장이 너무 뜨거우면 수련은 오히려 피의 역순을 부를 수 있으며 몸을 상하게 할 수 있다.

구들장위에 담요를 덮고 앉아서 별빛이 스며드는 창문을 연다. 산 속 맑은 공기가 나의 호흡을 통해서 폐로 깊숙이 들어옴을 느낀다.

방바닥의 열기는 항문과 음경의 뿌리로 스며들고 창자와 장기를 돌아 호흡을 따라 머리와 손 그리고 발바닥으로 통해 빠져 나간다. 내 몸안은 활성기운으로 에너지를 가득히 축척됨을 느낀다.

 

구들방 수련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그렇다고 누구나 이런 이로움을 다 얻지는 못한다. 이는 수련자의 마음이 바르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스스로 무언가를 통해 이득을 얻고자 한다면 우선 나의 이기적인 욕심을 버리지 않고는 안된다. 욕심과 함께 반드시 그에 따른 보상의 댓가도 따라 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 가끔은 음악과 함께 명상을 한다. 그저 편하게 음악을 듣고 있으면 된다.

호흡도 필요치 않다. 잔잔한 선율속에 내 마음과 호흡이 같이 간다.

 

구들방 수련의 시작은 나무 장작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이 오늘만큼은 명상의 기본이 된다.

그 기본이 나의 찌꺼기들을 순화시켜 모든 것을 비우게 하고 남을 배려하고 나눔을 생각한다.

구들방 수련의 궁극적인 목적은 나을 사랑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으로 가능하며  나와 우주가 한 몸이 되는 순간들이다.

 

 

2011. 10. 31 

 

소반  안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