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음악 이야기

[스크랩] 님은 홀로인가 - 이성원

ksanss@hanmail.net 2012. 7. 20. 12:38

        님은 홀로인가 물어나 보세
        어디에 계신가 알아나 보세
        나무 뒤에 숨었는가
        구름 속에 담겻는가 불러보세
        님아, 님아
        어디에 있느냐 무엇을 하느냐
        술래술래 술술래야
        그림자 숨겨도 머리카락 보인다
        님은 홀로인가 물어나 보세
        어디에 계신가 알아나 보세
         


      이 성원은 70년대의 포크정신을 이어가며 아직도 포크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위대한
      포크가수이며 현존하는 보기 드문 노래꾼인 이성원의 음악들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각 음들이 꼭 제 집을 찾아들어간 것처럼 여기저기 잇대어 짜집기한 느낌이 없으며 그
      의노래 대부분이 어느 순간 한 소절이 풀려나오기 시작하길래 줄줄 뽑아냈더니 곡 하
      나가 완성되었다는 식으로 곡을 만드는 동안 수정하는 일 없이 기타를 퉁기며 나직이
      읊는 것만으로 노래가 된 지극히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노랫말들이다.

      그는 지금까지 노래를 만들면서 오선지나 펜을 사용해본 적이 없으며 15년 경력의 가
      수 답지않게 악보를 그리는데 서툴기도 하지만 흘러나오는 대로 불러보는 순간 그대로
      머릿 속에 각인된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노래를 직업으로 하고 싶지는 않고 스스로를 굳이 가수보다는 노래사람으
      로 불리기를 원하며 트로트, 포크, 락, 발라드, 팝송, 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창력을
      구사하며 굳이 자신이 만든 노래만을 부르지도 않고 오히려 알려지지 않은 곱고 아름다
      운 노래를 부르는 일에 더 열심이다.

      그에 의하면 같은 노래란 없으며 노래라도 부르는 이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
      며, 같은 사람이 같은 노래를 부르더라도 노래하는 순간순간 다를 수밖에 없어서 어떤
      노래의 참 임자는 그 노래를 온전히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느 현대 음악가는 "이제 음악에 있어 중요한 것은 도나 미가 어디에 놓일 것 인지가
      아니라 그것이 내는 진동, 음향, 파장" 이라고 했다.

      그의 노래가 아주 특별한 장르가 아님에도 남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것도 그의 노래만
      이 갖는 독특한 '파장' 때문이다. 음정, 박자가 맞지 않아 들쭉날쭉한 얼니 아이의 노
      래가 어떤 음악보다 아름다운 것은 천진난만함 때문이다.

      그는 맑다. 순탄하지 못한 세상살이를 헤쳐온 삼십대의 모습이 저럴 수도 있구나 싶도
      록 오랫동안 그를 알고 지내온 어떤 이는 그를 두고 '별에서 온 사람'이라고 우스겟소
      리를 하기도 한다.

      이 성원의 음악세계는 그의 말에서 간단하게 정의 된다.

      "나는 사람들이 듣고 정말 좋아서 찾는 노래를 원합니다."
      "진실로 노래를 하면 답이 와요. 세상에는 많은 소망이 있지요. 내 개인이 원하는 것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원하는 소망도 있잖아요. 나는 그 소망을 노래하면 되는 거
      예요. 밝고 경쾌한 노래가 세상에 넘치면 그리고 진실로 노래를 하면 그런 세상이 돼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것 뿐입니다."

출처 : 여행, 바람처럼 흐르다
글쓴이 : bol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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