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무위산방(아주 특별한 찻값)
홍천 무위산방 ....
무위산방 법혜스님의 담백한 글로 대신한다.
명절 끝이니 담마 Talk를 한 주 쉬자는...
도우님들의 의견에 따라 담마를 쉰 덕에 할 일이 없어진 듯 느껴지는 날 한낮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을 들었다 놨다를 하고 있는데...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파주에서 인연을 맺은 분이 있는데 이곳 산방을 방문한다 하여 알려주었으니
차 한잔 대접하는 시간 좀 내 줄 수 있겠느냐? 는
늘 하는 일인데 뭐가 어렵겠는가?
47km 떨어진 거리에서 오는 만큼의 시간이 지나자 낯선 번호가 전화기에 뜬다.
인삼밭을 지나치신 모양이다.
정확한 위치를 알려드리고 잠깐 있으려니
“계세요?”
법당이 차방이자 지대방인 마루로 들어오시게 한다.
차를 마시겠는가, 커피를 마시겠는가를 묻고 여쭈니 차를 달라신다.
마침, 일본 우지차를 선물 받고 아직 개봉을 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잘됐다.
차맛이 엷어질 때 쯤 문득,
찻값으로 기타에 맞추어 노래를 들려주겠다신다.
“차값으로 노래라....!"
“노래하는 음유신인 이성원”님을 아주 좋아한다는 손님은 ‘
클레멘타인’을 시작으로 한곡 더 부를 때 즈음 나는 차를 바꾼다.
따뜻한 우리 발효차로.
오늘 나는, 아주 비싸고도 특별한 찻값을 받았다.
이제 헤어질 시간....
늘 그렇듯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한 듯 하다.
그러나 정작 다른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 이름도 성도 하는 일은 묻지도 않았고 이야기의 주제가 되질 못했다.
어, 그런데 명함을 주신다. 소반, (작은 밥상)이시란다.
이름 석자는 알고 헤어지는 셈이다.
그리고 무위산방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때면 언제든 불러달라신다.
오래간만에 기타를 든 모습을 본 터라 뒷모습을 찍어도 되겠느냐는 말에 앞모습을 찍어도 좋다는 기꺼운 말에 찰칵!
소반님, 반가웠습니다.
모쪼록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_()_
2014.9.11. 맑은 목
ps) 나는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다.
누가 들으면 노래 잘하는 사람으로 오해 할 거 같다.
누구나 그렇듯이...
취미로 기타로 노래 한곡 칠 정도의 실력이다.
그래도 항상 간이 부어있다.
스님 1분의 청중앞에서 노래 부르려니 ...
스님이 조용히 눈을 감는다.(민망할 까봐도 그랬을께다?)
그것도 방안 1m도 안떨어진 곳에서...
순간, 호흡이 탁 막히고 어찌나 떨리는지....?? 몰랐을 거다..
차 한잔 더 마시고
마음 가라앉을 즈음에
만회하려.......
두곡 더 불렀다.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