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창작

못난 놈

ksanss@hanmail.net 2018. 7. 24. 16:56

못난 놈

 

사는게

바보같이

별것도 없다고

그리 진지하지 못하게 살아왔다.

 

저 야트막한 산 기슭

아주 작고 가녀린

푸른 솔나무 한그루가

그리 견디는 건 무슨 연유일까?

 

무지막지한 추위에

알몸으로 온 바람 모두 막아

홀로 얼마만큼이나

크려고

그리 진지해야 했을까?

 

아직도 철이 덜 들어

눈만 껌벅 껌벅

이 세상 삶을 분간 못하고

개울창 속 더러운 바위틈으로 흠뻑 숨고 싶다.

 

이제부터라도

조금 진지하게 살고 싶다.

 

큰 바위 얼굴을 찾지도, 닮지도 말자.

따지고 보면 참 보잘것 없고 부질없는 일이로다.

이 넓은 宇宙에서 티끌도 안되는 이 작은 나를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소중히 안아 보듬어서 잘 가지고 놀면서.

나의 길을 가자꾸나!

 

못난 놈!

2014.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