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소반의 하루

사월의 앞 뜰에서

ksanss@hanmail.net 2022. 5. 25. 12:10

사월의 앞 뜰에서

 

 

앞뜰 언덕 너머

산그늘 한자락 서있다.

 

숙명같은 잔인한 4월은 오고 가고

길 가던 꽃들은 아득하게 내 뜨락으로 다시 오고 

 

강남갔던 제비

푸덕이는 날개짓이 빈 하늘에 가득하고서야 그리워지고

 

지난 밤 꿈에

들판을 가로질러 온 바람이 떠났다. 

 

바람이 떠나고

혼자인 것이 서러워지면

두고 온 고향의 그리움

넉넉한 몸짓들이 다시 그리워지고

 

하나씩 되살아나는 

한 움큼씩 자라는 욕망마저

버리고

또 버리고...

 

기지개를 켜는 이 봄날

 

우리 도건이는

개나리, 채마밭 꽃들과 강아지가 아직은 낯설어

그 작고 둥근 눈에 비친 세상을 하나씩 들여다 보고 있다.

 

 

2022.4.17     소반 안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