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소반의 하루. 원송 문학회, 궁 경매장(2024.2.17, 토)
파주 원송 문학회 시모임에 다녀오다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다
각자 써온 시를 낭독하고 사는 얘기를 나눈다
다행히 어제부터 일기를 써야겠다고 작정해서 내 블로그의 글을 읽었다
노래로 선인장을 부르고서
오는 길에 <궁 경매장>에 들러 구경하는데 신기롭다
생활용품, 공구류, 만물상이다
6시 경매가 파할 때까지 구경했다. 5만 원에 흔들의자, 꽃밭에 쓸 태양광, 신호등(불 들어오는지 확인)을 샀다.
매력덩어리다
원송 문학 인연 (2024.2.17)
이제는 사람들 만나는 일이 즐겁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무서웠습니다
후드득
마음이 버려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애타게 또 간절하게 혼자였습니다
사는 일이 안 풀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댓바람이 불어와
뿌리째 뽑혀 나가기를 기대했습니다
더러는 인연 된 마음이 풀물에 베어 흉터를 남겼으면 했습니다
기우였습니다
한바탕 분탕질이 끝나자
오늘에야
나 대신 기뻐하고 울어주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버려진 마음을 게워넸습니다
이제는 사람들 만남이 즐거워졌습니다
무관심의 사람들이 앉아있다
젊은 날을 복원하지 못한 나의 생애가 경매에 나왔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많은 풍상으로 다져진 해병대 옷차림의 경매사가 걸쭉하게 소리를 지른다
"자 10만 원부터 시작입니다"
둘러봐도 손을 안 든다
" 자 10만 원 손드세요. 산전 수전 다 겪은 세월이 묻어있습니다. 어디에도 이런 물건은 없어요"
조용하다
"자 그럼 8만 원으로 갑니다. 손드세요"
조용하다
"자 한 번만 더 5만 원으로 갑니다. 손드세요"
그래도 조용하다
"진짜 이런 물건이 없어요. 성질나서 못 해먹겠네, 그냥 가져갈 사람?"
조용하다
"야 이거 제자리로 갖다 놔, 치사해서 안 판다 안 팔아"
경매사의 의중을 처음부터 알아차렸어야 했다
한때는 보물이었다
행운도 덤으로 곁들였다
때맞춰 젊은 날이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
반복의 연속에도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가지도 오지도 말고
먹먹함에
경매장에서 나의 생애가 멈춰져 있었다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콧물감기에 노래가 참 안된다. 연습도 안 하니 더 그렇다.
몸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근심을 덜어놓고 다 함께 차차차!
오늘도 다행이다.
2024.2.17 소반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