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그 옛날
홀로 사라진 날에
곤한 잠에 솜이불이
흥건이 적셔
긴 밤 설익은 잠으로
몰래 전전긍긍 할 때였지
새벽이 되어
솜이불에 그린
한반도 지도에
남북통일의 꿈을 이루어
어머니와 상봉하는 새 아침에
어머니 구시렁거리는 잔소리와
아버지의 웃음속 놀림 뒷전으로
내 키만한 대나무 키를
머리에 씌우고
한 손에 바가지를 쥐어주시며
옆집으로 소금을 얻어오라 했지
그게 말이야
나에게 씨앗, 종자 구실을 잘하라는 의미라고 하던데
그때는 창피하고 창피해서
지금까지 꼭꼭 숨겨 왔는데
이제야 까발리네
쉿!
나는 오줌싸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