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소반의 하루

1. 소반의 하루. 고로쇠 수액, 이름 모를 꽃(2024.2.16, 금)

ksanss@hanmail.net 2024. 4. 4. 12:58

늘부터 나와의 약속인 일기를 쓰고 공개한다.

날씨가 많이 푹하다. 봄 오는 소리다. 동네 들고양이가 많아졌다. 눈이 점점 침침하다.

1년 동안 관리 못한 내가 원망스럽지만 어렵게 첫 글을 쓴다는 게 다행이다.

 

남들에게 편한 사람이면 좋겠다

언제든 카톡이나 전화를 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이제부터 남들과 이해관계 얽히지 않게 살아야겠다

 

게으름의 루틴이 날로 더해지는 현재가 아쉽다.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를 조금 더 컨트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서 하루가 조금 짜임새 있으면 좋겠다

먹는 것도 시간 맞춰 먹고 내 몸에 정성을 다했으면 좋겠다

 

올해는 규칙적인 일을 했으면 좋겠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실행에 옮기면 좋겠다

궁상떨지 않으면 좋겠다

 


 

고로쇠 수액 (2024.2.16)

 

설 지나고

아직 봄이 오기 전 2월이면 산에는 고로쇠나무가 토를 준비한다

 

어제 한 날 잡아

오산으로 이사 온 넷째 누이 집에 갔더니 고로쇠 수액이라고 내놓는데

물 맛도 아니고 수액도 아니고 혀끝에 미세한 단물만 밴 물이었다

 

한참이나 오래전에

매년 이맘때가 되면 고로쇠 수액 1말을 시켜

친구들과 한 사발씩 들이키고 오징어를 씹어가며

고스톱 놀이로 밤을 새웠었다

 

올해는 조금 어색하지만

잊고 있던 그리운 지리산 지인이나

홍천에 사는 지인에게 연락해서

그 시절의 절반쯤 서로 조금 아쉬움으로

고로쇠 물의 그리움과 재회해야겠다

 

그래서

그 맛의 기억과

사라지지 않는 그리움이

여전히 들키지 않도록 음미해 보자

 

 

 

이름 모를 꽃

 

이름 모를 꽃들이 핀

형체도 분간하기 어려운 그곳에서

한 소녀가 오고 있다

 

나풀나풀 거리며

그 색색의 꽃들이 도망치며

그림자가 희미한데

 

붉고 노란 꽃잎으로 소녀는 찬란하다

썰물 되어 밀려가는 꽃망울이 다가오고

 

이름 모를 꽃들은 저 홀로 빛나고 있다

 

 

 

지난 추억들

 

 
 

 

 

 

오랜만에 글을 쓴다

아무 생각이 없다. 무조건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24.2.16 소반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