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해명함 / 정명
봄은 꽃이 없는 세상을 모르고
해는 어두운 세상이 있는 줄을 모른다
나는 봄이다
꽃과 함께 와서 꽃과 함께 떠나는
계절의 귀족.
그러나 말하리라
나는 너의 겨울을 알고 있노라고
힘없이 열린 네 슬픈 눈에서
너의 혹독했던 겨울을 읽고
나와 더불어 안도하는 네 미소에서
너의 외로웠던 계절을 느끼나니
나는 꽃을 즐기러 온 것이 아니라
너의 아픔을 거두러 왔다
새들의 노래와 따스한 햇볕을 건네주고
네 가슴에 꽁꽁 부여안은
냉소를 거두러 왔다
아는가,
나는 꽃이 없는 세상을 본 적이 없으나
내 가슴은 메마르고 혹독한 아픔들로 가득하다
나는 한 때 가을이었고 겨울이었다
나는 봄이다
너의 숨겨진 우울과 아픔을 들여다 보는 눈이다.
네 스스로 문을 열어주지 않아도
나는 이미 들여다 보나니
온몸으로 깊이 느끼고 냄새맡는다
꽁꽁 끌어안은 네 가슴속의 가을과 겨울.
하여, 나는 봄이다
들여다봄이다.
출처 : 코리안아쉬람
글쓴이 : 김영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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