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스크랩] 한해산방 탐방

ksanss@hanmail.net 2012. 5. 3. 18:32

 

 

28일 양평역에서 만나자는 소반님의 문자메시지는

필경 한해산방을 방문하자는 메시지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내 짐작은 적중했다.

양평역에서 만난 우리들은 낯익은 골목길을 따라 한해산방에 도착. 

 

아직 건축중이긴 하지만 큰 골격은 다 갖추어져 있는 어엿한 3층집이고

3층의 한해님 거실에 들어서기 전에 2층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한해님이 몰운님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방이라는데

방도 아담했고 격자무늬의 문살이며 이불얹어놓는 재리식 선반이랑

모두 복고풍이라 정이 간다.

 

 

한해님의 말로는 2층은 코리안아쉬람에게 제공할 것이라

언제라도 와서 먹고 쉬고 가라는 말에 코끝이 찡해진다.

우리는 명상과 학문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이 하나 둘 갖추어져

그야말로 복이 굴러들어오는 기분.

스님께 들은 고마운 말씀, 두고두고 새기겠습니다.

 

 

3층 문 앞엔 흔들의자 있어 나도 잠시 앉아 보았지만

누우니 마치 해먹(남방의 그물망침대)이라도 탄 느낌이다.

별천지다.

 

 

 

한해님은 우리의 급습에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 스위치를 넣었다.

 

 

침향님은 언제나 그리 하듯 눈을 감고 이집을 위해 기도를 드린다.

마음씨 고운 사람, 인정이 많은 사람....

 

 

 

 

밥이 다 되어 점심을 먹었다.

반찬은 텃밭에서 갓 따온 돌미나리에 취나물, 민들레, 상추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산나물을 양푼에 가득 담아

두 손으로 쌈밥을 볼이 터져라 입에 넣으니 할 말을 못한다.

 

 

 

 

밥을 먹고나서 우리의 성화에 못이겨 소반님이 기타를 들었다.

열창에 박수가 이어지면, 노래 또한 이어지고

나중에는 우리의 합창으로 하나 되는 순간이다.  

 

 

 

 

 

 

그 훌륭한 3층집을 혼자 지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만큼 공이 많이 드는 공사를

해낸 한해님.....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하십니다.

도깨비방망이라도 가지고 계신지요?

여러가지 재주를 가진 분이 사실인 것은 그림이면 그림,

조각이면 조각, 건축이면 건축 ...사통팔달이다.

 

 

 

 

 

오늘은 스님이 던진 귀한 의견에 대화를 하다보니 자연 운영자회의가 되어버렸다.

진지하고 진취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하는 신나는 자리였고

코리안아쉬람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무슨 변화가 있어도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다.

 

좋은 일이다.

이 역사적인(?) 만남에 회동했다는 사실에 스스로 뿌듯하고

남은 생에 나도 자그마한 보탬이 되는 그런 사람이고저 욕심을 내본다.

 

 

해가 지고 옥상에 올라가니 배경의 산을 검푸르고 탁 트인 시야에는

시내의 불빛이 마치 반짝이는 별빛처럼 깜빡거리고 있었다.

 

 

 

 

 

 

서쪽하늘에는 여드레 달이 걸려 있었다.

어둠 속에 빛나는 달 처럼 우리들도 빛이 되는 그런 사람이고저 다짐한다.

 

좋은 대화가 오간 한해산방은 그런 의미로에서도 복되고 복된 자리.

오늘 좋은 하루였습니다.

 

출처 : 코리안아쉬람
글쓴이 : 박진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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