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창작

단감나무

ksanss@hanmail.net 2018. 7. 24. 16:20

단감나무

 

 

자그마한 텃밭에

상추씨 뿌리고 감자, 고추심고

고구마, 옥수수, 가지, 오이까지

옆집 할머니가 준 강낭콩도 심었다.

 

못생긴 단감나무 한 그루

지난 가을

볼품 없고 벌레먹은 단감이

주렁주렁 메달렸다.

 

2월에 가지치기 해준다고

섣부른 손끝이 가지를 꺾어 주고

나무줄기도 낫으로 갉아 주었다.

 

새싹 돋아나는

기다리던 4월에

옆 집 감나무는 파릇파릇 새싹을 틔우더니만

우리 집 감나무는 초라하고

놀러온 종달새 소리도 무심이다.

 

혹시나?

조바심에 새가슴이 되어 마음이 저린다.

 

걱정말어, 단감나무는 조금 늦어

옆집 할머니 말씀이다.

 

어느 날 문득

파릇한 새싹 가지위 새 소리에

마음 돌려보니

기쁨으로 넘실댄다.

감나무 옆

대추나무 한그루 심고

내 키보다 훨씬 큰 엄나무를

대추나무 옆에 모셔놨다.

 

조금 떨어져 바라보니

감나무, 대추나무, 엄나무까지

이 무슨 횡재냐 싶은게

 

남들 모르게

아주 작고 작은 기쁨

한켠으로 감추고

 

내 마음은

아주 큰 기쁨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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