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斷想)
내 마음은
회색의 아파트 옆 앙상한 가지 위
살포시 자리 잡은
눈꽃이었으면 좋겠다.
그 많은 사람들 중
나와 함께 통(通)할 수 없는 낯가림에
이 도시의 달콤한 유혹들이
언제나처럼 반긴다.
여태껏 내 중심의 사고(思考)로
새벽 해 뜨는지 모르고 바등거리며
날마다 이 우주(宇宙)를 맞이했는데
이제는 아주 가망이 없나보다.
내 삶이 다하는 날 위해
무얼 헤아릴까?
이제는 깜깜한 밤
작은 숨 내려 놓고
몸뚱이 반으로 접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