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
황소 닮은 누렇게 익은 긴 보릿대는
초록의 싱싱한 마음을 안고 동네 한 바퀴를 걷는다.
무심히 가리키는 작가님 손짓에
엉거주춤하게 잘못한 사람처럼 겸손을 배우고
누렇고 긴 이야기를 가느다란 바람으로
살짝 아무도 모르게 작품을 내 안에 들여놓았다.
많은 삶들이 엉킨 오래된 길과 마을, 논 밭들
담장 모서리에 걸린 길다란 넝쿨은 바람결에 맡기고
옥상 끝 둥근 천창으로 영롱한 빛이 투영되고
한 웅큼 비워진 사람들 마음들이 투영되어 보이기 시작한다.
길 위를 하염없이 헤메고
우리는 오늘의 날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또 하나의 추억이 쌓이는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웬일인지 누런 보릿대는 우리집 앞에 그대로 서 있었다.
2022.6.23 소반 안기필
<조완희 작가>
2021 제19회 대한민국회화대상전 서양화부문 알파색채상 2021 제24회 세계평화미술대전 서양화 우수상
2020 앙데팡당 2020 KOREA 피카디리국제예술제 시각문화상 2017 제36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목칠(현대공예)분야 특선
2015 제51회 경기미술대전 공예부문 특선,
서울아트스퀘어 명예의전당 헌액, 제57회 경기공예 디자인 만화대전 공예부문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회원, 굴렁세문화연구소 대표
'나의 이야기 > 소반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기필 시인 김포일보 (1) | 2022.12.08 |
---|---|
안기필 시인 "갇힌 바람이 멈추어 버린 나인지도 모르게" 출간((김포 미래신문(12.6)) (0) | 2022.12.08 |
노래는 잔디밭 허공에 나무 한그루 심어놓고 (2022.6.9) (0) | 2022.06.11 |
새빨간 장미꽃 피는 밤에 , 유월의 보릿대(2022.6.2) (0) | 2022.06.02 |
기쁜일 하나 (2022.5.28) (0) | 2022.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