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앞 뜰에서
앞뜰 언덕 너머
산그늘 한자락 서있다.
숙명같은 잔인한 4월은 오고 가고
길 가던 꽃들은 아득하게 내 뜨락으로 다시 오고
강남갔던 제비
푸덕이는 날개짓이 빈 하늘에 가득하고서야 그리워지고
지난 밤 꿈에
들판을 가로질러 온 바람이 떠났다.
바람이 떠나고
혼자인 것이 서러워지면
두고 온 고향의 그리움
넉넉한 몸짓들이 다시 그리워지고
하나씩 되살아나는
한 움큼씩 자라는 욕망마저
버리고
또 버리고...
기지개를 켜는 이 봄날
우리 도건이는
개나리, 채마밭 꽃들과 강아지가 아직은 낯설어
그 작고 둥근 눈에 비친 세상을 하나씩 들여다 보고 있다.
2022.4.17 소반 안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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